오랑캐연구소가 제안하는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은 야생성, 규율성, 개방성, 실용성, 전략성이다. 첫 번째 정신인 야생성은 현실에 길들여지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는 힘이다. 두 번째 정신인 규율성은 그렇게 찾아낸 방향으로 흩어진 사람과 자원을 모으는 힘이다.
그러나 내부의 힘을 아무리 단단하게 모아도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어떤 조직도 필요한 모든 사람과 지식, 기술과 경험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지 않다. 특히 자원이 부족한 작은 조직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모두 내부에서 만들어낼 시간도 여유도 부족하다. 세 번째 오랑캐 정신인 개방성(開放性)이 필요한 이유다.
오랑캐연구소가 말하는 개방성은 단순히 다른 사람과 문화를 인정하거나 외부에 문을 열어두는 태도가 아니다. 개방성이란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밖에 있는 사람과 지식, 기술과 경험에서 필요한 것을 찾아 자신의 새로운 힘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개방성은 네 가지 행동으로 구체화된다.
탐색 → 선별 → 흡수 → 재창조.
밖을 살피고, 필요한 것을 가려내고, 그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만들며, 마지막에는 자신의 현실에 맞는 새로운 것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탐색 - 내부의 한계를 인정하고 밖을 본다
개방성의 출발은 탐색이다. 조직이 외부에서 무엇인가를 받아들이려면 먼저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없는 능력은 무엇인가.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누가 더 잘 해결하고 있는가.
어디에 더 좋은 기술과 지식이 있는가.
경쟁자는 우리보다 무엇을 잘하고 있는가.
전혀 다른 분야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없는가.
개방성을 지닌 오랑캐 리더는 조직 내부만 바라보지 않는다. 자신이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신감 부족과 다르다. 자신의 강점과 한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태도다.
“우리는 이 분야를 가장 잘 안다.”
“외부 사람은 우리 사정을 모른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 방식으로 성공했다.”
이런 생각이 강해지면 조직의 시야는 점점 좁아진다. 결국 밖에서 무엇이 변하고 있는지,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워진다.
개방성에는 전략적 겸손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모든 것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더 좋은 사람과 방법이 있다면 먼저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야생성이 현실을 직시하는 힘이라면, 개방성의 탐색은 그 시선을 조직 밖까지 넓히는 행동이다.
선별 - 무엇을 받아들일지 기준을 세운다
밖을 살펴보면 수많은 사람과 정보, 기술과 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래서 탐색 다음에는 선별이 필요하다.
새롭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유행한다고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다른 조직에서 성공한 방법이 우리 조직에서도 같은 효과를 낸다는 보장도 없다. 개방성을 지닌 오랑캐 리더는 외부의 것을 받아들이기 전에 판단한다.
우리의 목표에 필요한가.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와 연결되는가.
우리의 강점을 더 키워줄 수 있는가.
우리가 지키는 원칙과 충돌하지 않는가.
이러한 기준으로 필요한 것을 가려내야 한다. 따라서 개방성은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태도와 다르다. 잘 열린 조직일수록 무엇을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분명하다. 이 관점에서 앞선 오랑캐 정신인 규율성이 중요해진다.
규율성은 조직의 목표와 원칙을 세운다. 개방성은 그 목표와 원칙을 기준으로 외부의 것을 판단한다. 그런 까닭에 규율성과 개방성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서로를 필요로 한다.
중심은 단단하게, 경계는 유연하게. 이것이 오랑캐 정신의 개방성이다. 자신의 중심이 없으면 새로운 것이 나타날 때마다 흔들리고, 중심만 지키며 문을 닫으면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없다.
흡수 - 밖의 힘을 조직의 능력으로 바꾼다
필요한 사람과 기술을 선별했다고 해서 개방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다음에는 흡수가 필요하다.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고 해서 그의 능력이 곧바로 조직의 능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했다고 생산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좋은 제도를 배웠다고 조직의 행동이 저절로 달라지지도 않는다.
받아들인 것이 실제 조직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 새로운 인재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역할과 권한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지식이 조직 안에서 공유되고 축적되어야 한다. 도입한 기술이 실제 업무와 문제 해결에 사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외부에 있던 힘이 내부의 역량으로 바뀐다.
이 점에서 개방적인 조직과 외부에 의존하는 조직은 다르다. 외부 전문가가 떠날 때 지식도 함께 사라진다면 아직 흡수하지 못한 것이다. 특정 기술을 도입했지만 몇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도 조직의 능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남의 성공 사례를 계속 따라 하기만 한다면 자신의 힘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개방성은 단순히 밖의 힘을 빌리는 것이 아니다.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재창조 - 배운 것을 자신의 현실에 맞게 바꾼다
개방성의 마지막 행동은 재창조다. 외부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복사하는 데서 끝나면 오랑캐 리더가 추구하는 개방성이라고 하기 어렵다.
다른 조직에서 성공한 방식에는 그 조직만의 조건이 있다. 다른 나라의 제도에는 그 사회의 역사와 문화가 있고, 새로운 기술에도 그것이 만들어진 목적과 환경이 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자신의 현실에 맞게 바꾸지 않으면 기대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
필요한 부분은 취하고,
맞지 않는 부분은 덜어내고,
자신이 가진 강점과 결합하며,
필요하다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것이 재창조다.
모방은 남의 답을 따라가는 것이고, 재창조는 남의 답에서 배워 자신의 답을 만드는 것이다. 개방성의 목적은 남을 닮는 데 있지 않다. 외부에서 배운 것을 통해 이전보다 더 강한 자신으로 변화하는 것에 있다.
오랑캐 리더의 개방성은 외부의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재창조에 도달할 때 비로소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왜 약자일수록 개방성이 중요한가
개방성은 자원이 부족한 조직에서 더욱 중요하다. 작은 조직은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람도 부족하고,
기술도 부족하며,
경험과 정보에서도 강자에게 뒤질 수 있다.
이 모든 능력을 처음부터 자체적으로 만들려고 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약자에게 그 시간은 결정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약자는 자신에게 없는 힘을 외부에서 빠르게 찾아야 한다.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함께할 방법을 찾고, 좋은 기술이 있다면 배우며, 다른 조직에 더 나은 방식이 있다면 참고해야 한다. 경쟁자에게서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하고, 전혀 다른 분야에 해결책이 있다면 산업의 경계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신중해야 한다.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약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개방이 아니다. 선택적인 개방과 빠른 흡수다. 밖의 힘을 가장 효과적으로 찾아내고, 그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만드는 것이 성장 속도를 높인다.
개방성과 무분별한 수용은 다르다
개방성을 강조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많이 받아들이는 조직이 좋은 조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새로운 경영 기법이 나올 때마다 도입하고, 다른 회사가 성공한 제도를 그대로 따라 하며,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목적 없이 사용한다면 조직은 오히려 방향을 잃을 수 있다. 겉으로는 열려 있지만 실제로는 자기 기준이 없는 조직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개방성에는 반드시 선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선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조직의 목표와 원칙이다. 규율성이 없는 개방성은 흔들리기 쉽고, 개방성이 없는 규율성은 굳어지기 쉽다.
규율성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분명하게 하고, 개방성은 그 기준 위에서 무엇을 받아들일지를 판단한다. 둘이 함께할 때 조직은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계속 변화할 수 있다.
누르하치 - 강한 상대에게서도 배울 것은 배운다
누르하치의 성장 과정에서도 개방성의 중요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강한 상대와 경쟁한다고 해서 상대의 모든 것을 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가 강하다면 왜 강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들에게 없는 기술과 제도, 사람과 경험이 있다면 그것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누르하치의 개방성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의 것인가’보다 ‘우리에게 필요한가’를 보는 태도다. 야생성의 관점에서 누르하치는 강자가 만든 질서를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강자의 질서에 도전하는 것과 강자의 장점에서 배우는 것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강해지기 위해서는 둘이 함께 필요하다.
오랑캐 리더는 상대에게 굴복하지 않지만, 상대에게서 배우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태도가 개방성이다.
홍타이지 - 다름을 제거하지 않고 새로운 힘으로 연결하다
개방성은 홍타이지에게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더 큰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여진 세력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더 많은 인재와 기술이 필요했고, 서로 다른 집단을 포괄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했다. 따라서 다른 집단을 단순히 지배하거나 동일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각자가 가진 강점을 활용해야 했다.
앞서 규율성에서는 서로 다른 사람을 하나의 목표와 질서 아래 움직이게 하는 힘을 살펴보았다. 개방성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되, 서로 다른 능력은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다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름에서 새로운 힘을 얻는다. 이 점에서 홍타이지의 사례는 규율성과 개방성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규율성은 서로 다른 사람을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고, 개방성은 서로 다른 사람의 강점을 조직의 새로운 힘으로 만든다.
조직의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들어온 다양성을 실제 역량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순신 - 필요한 능력을 경계 밖에서 찾다
이순신의 수국을 통해서도 개방성을 생각할 수 있다. 이순신이 전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것은 장수와 군사만이 아니었다. 배를 만들고 고칠 사람, 무기를 다룰 사람, 바다와 물길을 아는 사람, 식량과 물자를 마련할 사람,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할 사람 등 다양한 능력이 필요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배경보다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에 어떤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가이다. 필요한 능력을 익숙한 사람과 기존 조직 안에서만 찾으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범위는 좁아진다. 반대로 필요한 힘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고 그것을 연결한다면 조직의 가능성은 커진다.
이런 의미에서 개방성은 단순히 많은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문제 해결에 필요한 능력을 경계를 넘어 찾아 연결하는 힘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다음 정신인 실용성으로 이어진다.
오늘날 조직에서 개방성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오늘날 기업과 조직이 필요한 모든 능력을 내부에 보유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술 변화는 빠르고, 산업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전문 분야는 계속 등장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과거에 쌓아온 내부 경험만으로 새로운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어렵다. 조직의 경쟁력은 무엇을 보유하고 있는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밖에 있는 어떤 힘과 연결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힘을 얼마나 빨리 자신의 능력으로 만들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조직은 다음 네 가지 기준으로 자신의 개방성을 점검할 수 있다.
탐색 - 내부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밖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선별 -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흡수 - 받아들인 사람과 지식, 기술이 실제 우리의 능력이 되고 있는가?
재창조 - 남의 방식을 따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맞는 새로운 것으로 발전시키고 있는가?
이 네 가지가 반복될 때 개방성은 단순히 열린 태도가 아니라 조직의 성장 방식이 된다.
개방성은 다른 네 가지 오랑캐 정신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개방성은 앞선 두 오랑캐 정신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야생성은 기존의 조건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규율성은 사람과 자원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은다. 개방성은 그 조직의 경계를 넘어 밖에 있는 힘까지 새로운 자원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다. 좋은 인재를 받아들였다고 성과가 자동으로 생기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했다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배운 것을 실제 현실에 적용하고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개방성 다음에는 네 번째 오랑캐 정신인 실용성이 필요하다. 개방성이 ‘무엇을 받아들여 우리의 힘으로 만들 것인가’를 다룬다면, 실용성은 ‘그 힘으로 현실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다룬다. 개방성이 조직의 능력을 넓히는 정신이라면, 실용성은 그 능력을 실제 성과로 바꾸는 정신이다.
개방성은 다름을 새로운 힘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오랑캐연구소가 말하는 개방성의 핵심은 단순히 문을 여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밖에서 찾고, 필요한 것을 골라 받아들이며, 그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만들고, 다시 자신의 현실에 맞게 새롭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오랑캐연구소는 개방성을 이렇게 네 개의 행동으로 정의한다.
탐색한다.
선별한다.
흡수한다.
재창조한다.
탐색 → 선별 → 흡수 → 재창조.
탐색하지 않으면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 안에 갇힌다.
선별하지 않으면 외부의 유행에 흔들린다.
흡수하지 않으면 계속 남의 힘에 의존하게 된다.
재창조하지 않으면 남의 방식을 따라가는 수준을 넘기 어렵다.
이 네 가지가 함께 작동할 때 외부의 사람과 지식, 기술과 경험은 자신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바뀐다.
누르하치는 강한 상대와 경쟁하면서도 필요한 것은 배울 수 있어야 했다.
홍타이지는 서로 다른 사람과 집단의 능력을 더 큰 국가의 힘으로 연결해야 했다.
이순신은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능력을 경계를 넘어 찾아 활용해야 했다.
이들의 상황과 목적은 서로 달랐지만 개방성의 관점에서 하나의 공통된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자신에게 모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필요한 힘이 있다면 밖에서 찾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오랑캐 정신인 야생성이 현실을 직시하고, 의심하고, 행동하고, 적응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는 힘이라면, 두 번째 정신인 규율성은 목표를 세우고, 원칙을 정하고, 솔선하고, 일관성을 지키면서 사람과 자원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으는 힘이다.
세 번째 정신인 개방성은 밖을 탐색하고, 필요한 것을 선별하고, 자신의 힘으로 흡수하고, 새롭게 재창조하면서 조직이 가진 능력의 경계를 넓히는 힘이다.
그러나 능력을 넓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능력으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다음 오랑캐 정신은 실용성이다. 야생성이 길을 찾고, 규율성이 힘을 모으며, 개방성이 힘을 넓힌다면, 실용성은 그 힘을 실제 성과로 바꾼다. © 오랑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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