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 리더에게는 힘이 필요하다. 흩어진 사람을 결집하고,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한정된 사람과 자원을 중요한 곳에 배치하려면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
앞선 글 '오랑캐 리더십과 권력'에서 우리는 오랑캐 리더십이 권력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문제는 권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권력이 무엇을 위해, 어디까지, 어떻게 사용되는가에 있다.
오랑캐 리더의 힘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야 한다. 법과 윤리, 공동의 원칙이라는 경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리더에게 집중된 힘은 궁극적으로 조직의 힘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다음 질문이 생긴다.
권한을 가지고 판단한 사람은 그 판단과 결과에 대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권력의 문제는 결국 책임의 문제로 이어진다. 결정할 권한은 가지면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면 권력은 쉽게 특권으로 변한다. 반대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요구하면서 실제로 판단할 권한을 주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올바른 조직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현대 오랑캐 리더십에서 책임을 논의할 때 가장 먼저 세워야 할 원칙은 권한이 있는 곳에는 그에 맞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력과 책임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리더는 조직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어디로 갈 것인지 정한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 선택한다. 사람과 자원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결정한다. 어떤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판단한다. 그 결정이 성공하면 리더는 성과를 인정받는다.
그렇다면 실패했을 때는 어떠해야 할까. 성과는 자신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말하면서 실패는 시장과 환경, 구성원의 탓으로 돌린다면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은 무너진다.
권력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 만들어낸 결과와 영향에 대해서도 더 큰 책임을 가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권력과 책임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다. 한쪽은 판단할 수 있는 힘이고, 다른 한쪽은 그 판단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의무다.
권력은 결정할 수 있는 힘이고, 책임은 그 결정의 결과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태도다. 권력만 있고 책임이 없으면 특권이 된다. 책임만 있고 권력이 없으면 책임 전가가 된다. 좋은 조직에서는 권한과 책임이 함께 움직인다.
책임은 결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책임이라고 하면 흔히 문제가 생긴 뒤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장면을 떠올린다. 하지만 오랑캐 리더십에서 책임은 문제가 발생한 뒤에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결정을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리더가 어떤 선택을 할 때는 그 선택이 만들어낼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 어떤 위험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해야 한다.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다른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를 다른 사람의 문제로 돌리지 않아야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신의 판단에 잘못이 있었다면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바로잡아야 한다.
따라서 책임의 핵심 질문은 단순히 “누가 잘못했는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누가 판단했는가?”
“무엇을 놓쳤는가?”
“이제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가?”
책임의 목적은 잘못한 사람을 찾아내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현실을 바로잡고 다음 판단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과 과정에 대한 책임
리더의 책임을 결과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모든 판단과 과정이 옳았던 것은 아니다. 잘못된 방법을 사용했지만 우연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반대로 충분한 정보와 합리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화로 실패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현대 오랑캐 리더십에서는 두 가지 책임을 함께 살펴야 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과 과정에 대한 책임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무엇이 실제로 만들어졌는지를 묻는다.
목표를 달성했는가.
성과를 만들었는가.
어떤 손실이 발생했는가.
조직과 구성원에게 어떤 결과가 남았는가.
과정에 대한 책임은 그 결과에 이르는 동안 어떤 판단과 행동이 있었는지를 묻는다.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인했는가.
법과 공동의 원칙을 지켰는가.
알고 있던 위험을 외면하지 않았는가.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였는가.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 수정하려고 했는가.
두 책임은 함께 보아야 한다. 좋은 결과가 잘못된 과정을 정당화해서는 안 되고, 좋은 의도가 나쁜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없애주어서도 안 된다. 이것은 현대 오랑캐 리더십의 첫 번째 주제 '오랑캐 리더십과 윤리'에서 정립한 준법 → 신뢰 → 윤리와도 연결된다.
성과는 중요하다. 그러나 현대 오랑캐 리더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그 성과를 만들었는가도 중요하다.
책임은 야생성의 ‘직시’에서 시작한다
오랑캐 정신 가운데 책임과 가장 먼저 연결되는 것은 야생성이다. 오랑캐연구소는 야생성의 행동 구조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직시 → 의심 → 행동 → 적응
책임 역시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한다. 실패했는데 성공한 것처럼 포장하지 않는다. 문제가 있는데 없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는다. 자신이 기대했던 현실과 실제 현실이 달랐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리더가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조직도 현실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구성원은 리더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만 보고하게 되고, 실패를 감추며, 문제가 커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그래서 책임 있는 오랑캐 리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변명이 아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자신의 판단을 의심해야 한다.
무엇을 잘못 보았는가.
어떤 가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는가.
누구의 의견을 듣지 않았는가.
어떤 위험을 과소평가했는가.
그리고 필요한 행동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따라서 야생성의 직시 → 의심 → 행동 → 적응은 책임의 과정과도 연결된다. 책임은 잘못을 인정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잘못을 직시하고, 원인을 다시 살피고, 바로잡기 위해 행동하며, 더 나은 방식으로 적응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권한의 위치가 분명해야 책임의 위치도 분명하다
조직에서 책임이 흐려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누가 실제로 결정했는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의는 여러 사람이 한다. 의견도 여러 사람이 낸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누가 판단했는지는 모호한 경우가 있다.
성과가 나면 여러 사람이 자신의 공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실패하면 아무도 자신의 결정이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런 조직에서는 책임도 학습도 축적되기 어렵다. 오랑캐 조직에서는 중요한 결정일수록 누가 어떤 권한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판단했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었다고 해서 최종 결정권자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리더가 자신의 권한을 행사해 결정했다면 그 판단에 대한 책임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다음 원칙이 중요하다.
권한의 위치가 분명해야 책임의 위치도 분명해진다. 이 원칙은 리더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 구성원에게 실제 권한을 주었다면 그 구성원에게도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조직 안에서 권한과 책임의 관계가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권한을 위임한다고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앞선 두 번째 주제의 글 '오랑캐 리더십과 권력'에서는 리더에게 집중된 힘이 궁극적으로 조직의 힘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와 원칙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면 그에 필요한 권한도 함께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리더가 권한을 위임한 순간 책임도 모두 사라지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에게는 자신의 판단과 행동에 대한 책임이 생긴다. 그러나 권한을 위임한 리더에게도 다른 종류의 책임이 남는다.
적절한 사람에게 권한을 맡겼는가.
판단에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제공했는가.
어디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지 범위를 분명하게 했는가.
공동의 목표와 절대규칙을 충분히 공유했는가.
감당할 수 없는 책임만 떠넘긴 것은 아닌가.
위임은 책임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권한과 책임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좋은 위임에서는 구성원에게 권한과 책임이 함께 주어진다. 그리고 리더는 그 위임의 방식 자체에 책임을 진다.
모든 책임을 리더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도 옳지 않다
“리더가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을 잘못 이해하면 모든 문제를 리더 한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오랑캐 조직이 지향하는 책임 구조는 아니다.
오랑캐연구소는 오랑캐 조직의 모든 구성원을 잠재적 오랑캐 리더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구성원 역시 자신의 판단과 행동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모든 책임을 대신 지는 조직에서는 구성원이 책임 있는 판단을 배우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책임을 무조건 위로 올리는 것이 아니다. 책임이 있어야 할 곳에 책임을 두는 것이다. 리더가 결정한 것은 리더가 책임진다. 구성원에게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진 영역에서 구성원이 판단한 것은 구성원도 책임진다.
공동으로 결정한 문제라면 각자의 권한과 역할에 따라 책임이 나뉜다. 조직의 구조 자체가 잘못되어 발생한 문제라면 그 구조를 만들고 유지한 리더십에도 책임이 있다.
책임 있는 조직은 “누가 대신 책임질 것인가?”를 묻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누가 어떤 권한으로 어떤 판단을 했으며, 그 판단에 어떤 책임이 따르는가?”
책임과 처벌은 구분해야 한다
책임을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처벌의 문제가 따라온다. 하지만 책임과 처벌은 같은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판단했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반대로 좋은 성과를 냈지만 공동의 원칙을 의도적으로 위반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모두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오랑캐 조직에서는 실패나 문제의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
새로운 도전에서 발생한 실패인가.
판단 과정에서 놓친 것이 있었는가.
필요한 역량이 부족했는가.
정보 전달이나 조직 구조에 문제가 있었는가.
아니면 공동의 원칙과 절대규칙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위반했는가.
이 구분이 없으면 구성원은 실패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조직에서는 도전도 줄어든다. 반대로 모든 실패를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덮어서도 안 된다.
원칙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까지 도전의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책임은 단순히 누군가를 벌주는 문제가 아니다. 판단과 행동의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고 그에 맞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문제다. 이 문제는 뒤에서 다룰 주제, '오랑캐 리더십과 실패'에서 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책임의 목적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데 있다
오랑캐 리더십에서 책임의 목적은 과거의 잘못을 찾아 누군가를 벌주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목적은 조직이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만드는 데 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확인한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살펴본다. 필요한 정보가 부족했다면 정보 구조를 바꾼다. 권한이 모호했다면 권한을 분명하게 한다. 공동의 원칙이 부족했다면 보완한다. 능력이 부족했다면 배우고 훈련한다.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다.
이 과정이 있어야 실패가 조직의 자산으로 바뀐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만 바뀌고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한다. 오랑캐 리더십에서 책임이 과거를 향하면서 동시에 미래를 향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책임은 잘못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음 판단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과정이다. 이 점에서 책임은 전략성과 연결된다. 전략성은 현재의 성과를 다음 성장으로 연결하는 힘이다. 성공만 다음 성장의 자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패도 제대로 책임지고 배우면 다음 성장의 조건이 될 수 있다.
책임지는 리더가 신뢰를 만든다
책임은 '오랑캐 리더십과 윤리'에서 정립한 준법 → 신뢰 → 윤리 가운데 특히 신뢰와 깊이 연결된다. 사람들은 언제나 성공하는 리더만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리더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면서도 신뢰를 판단한다. 성공은 자신의 공으로 돌리고 실패는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리더를 오래 신뢰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필요한 책임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바로잡는 리더는 실패 속에서도 신뢰를 쌓을 수 있다. 따라서 신뢰는 실패하지 않는 데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실패와 잘못을 어떻게 책임지는가에서도 만들어진다. 리더가 책임을 회피하면 조직에도 책임 회피가 퍼진다.
문제를 감춘다.
실패를 다른 사람이나 다른 부서의 탓으로 돌린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늦게 전달한다.
반대로 리더가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조직에도 다른 행동 기준이 만들어질 수 있다.
문제를 빨리 드러낼 수 있다.
잘못을 인정할 수 있다.
원인을 함께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문제를 수정하는 데 힘을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책임은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는 다시 조직의 결집을 강화한다.
책임은 자율적인 판단의 조건이기도 하다
책임을 두려움의 언어로만 사용하면 구성원은 판단을 피하게 된다. 리더에게 묻고, 지시를 기다리고, 결정을 위로 올린다. 실패했을 때 책임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조직에서는 구성원의 판단 능력이 성장하기 어렵다. 오랑캐 조직이 구성원을 잠재적 오랑캐 리더로 성장시키려면 스스로 판단할 기회가 필요하다. 그리고 판단할 권한에는 그에 맞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자신이 결정했기 때문에 결과를 돌아본다. 결과를 돌아보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나은 판단을 하려고 한다. 따라서 책임은 자율을 억압하는 것만이 아니다. 올바르게 설계된 책임은 자율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기도 하다. 다만 자율과 책임의 관계는 앞으로 다룰 '오랑캐 리더십과 자율'에서 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책임은 새로운 리더를 성장시킨다
오랑캐연구소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왔다. 오랑캐 집단은 리더를 기다리지만, 오랑캐 조직은 리더를 길러낸다. 그리고 오랑캐 조직의 모든 구성원은 잠재적 오랑캐 리더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떻게 리더로 성장하는가.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문제를 판단해보아야 한다. 선택해보아야 한다. 행동해보아야 한다. 결과를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져보아야 한다.
책임 없는 권한은 사람을 리더로 성장시키기 어렵다. 권한 없는 책임 역시 마찬가지다. 판단할 권한과 그 판단에 대한 책임을 함께 경험할 때 사람은 리더로 성장한다. 따라서 책임은 잘못한 사람에게 부담을 지우는 장치만이 아니다. 오랑캐 조직에서는 다음 오랑캐 리더를 성장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좋은 오랑캐 리더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 동시에 모든 판단과 책임을 자신에게만 모으지도 않는다. 구성원이 실제 권한을 가지고 판단하며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그 과정에서 조직은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조직에서 여러 사람이 책임 있게 판단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발전한다.
권한과 책임의 크기는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제 오랑캐 리더십과 책임의 기본 원칙을 하나로 정리할 수 있다. 권한과 책임의 크기는 함께 움직여야 한다. 권한이 커질수록 책임도 커져야 한다. 권한을 위임한다면 그에 맞는 책임도 함께 주어야 한다. 책임을 요구한다면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권한도 함께 주어야 한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첫째는 특권이다. 권한은 있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상태다. 둘째는 책임 전가다. 권한은 주지 않으면서 결과에 대한 책임만 요구하는 상태다. 오랑캐 조직은 둘 다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책임 구조를 점검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누가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가.
그 권한에 맞는 책임을 지고 있는가.
책임을 요구받는 사람에게 필요한 권한도 주어져 있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의 위치가 분명한가.
이 질문에 분명하게 답할 수 있을수록 조직의 권한과 책임 구조도 선명해진다.
권한에서 책임으로, 책임에서 학습으로
지금까지의 논의를 하나의 구조로 묶어볼 수 있다. 먼저 권한이 있다. 권한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판단에 따라 행동한다. 행동은 결과를 만든다.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진다. 책임을 통해 무엇이 옳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배운다. 그 학습은 다음 판단을 바꾼다.
따라서 책임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권한 → 판단 → 행동 → 결과 → 책임 → 학습 → 더 나은 판단
이 순환이 반복되면 개인도 조직도 성장한다. 책임은 실패 뒤에 붙는 마지막 단계가 아니다. 다음 판단으로 넘어가기 위한 연결 단계다. 이 관점에서 보면 책임은 오랑캐 리더십의 성장 구조와도 잘 연결된다.
오랑캐 조직은 책임을 통해 실패를 학습으로 바꾸고, 학습을 다시 다음 성과의 조건으로 바꾸며, 구성원을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리더로 성장시킨다.
책임에서 공정으로
그러나 여기에서 또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책임의 위치가 분명하다고 해도 그 기준이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같은 행동을 했는데 누구에게는 책임을 묻고 누구에게는 묻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성과가 좋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원칙 위반을 눈감아준다면 조직은 그 책임 구조를 신뢰할 수 있을까.
이 지점에서 책임의 문제는 공정의 문제로 이어진다. 책임은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책임을 판단하고 적용하는 기준 또한 일관되어야 한다.
오랑캐연구소가 규율성에서 강조한 목표 → 원칙 → 솔선 → 일관성이 실제 조직의 신뢰로 이어지려면 책임의 기준 또한 사람과 지위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래서 다음 질문이 필요하다.
“우리 조직의 책임 기준은 누구에게나 같은가?”
이 질문은 오랑캐 리더십의 네 번째 논의인 '오랑캐 리더십과 공정'으로 이어진다.
책임지는 리더에서 책임지는 조직으로
오랑캐 리더십에서 책임은 리더 개인의 미덕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물론 리더가 먼저 책임져야 한다. 자신이 내린 판단을 숨기지 않아야 한다. 잘못된 판단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않아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필요한 수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오랑캐 조직의 최종 목표는 한 명의 책임감 강한 리더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조직 전체가 책임 있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자신의 권한에 책임진다. 구성원도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에 책임진다. 조직은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권한과 정보, 기준을 제공한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피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원인을 직시하며, 바로잡고, 다음 판단을 개선한다. 그래서 현대 오랑캐 리더십에서 책임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오랑캐 리더십에서 책임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내린 판단과 행동, 그리고 그 결과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잘못이 있다면 이를 직시하여 바로잡으며, 그 경험을 다음의 더 나은 판단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 정의에서 책임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결과를 받아들이고, 현실을 직시하고, 필요한 것을 수정하고, 그 경험을 다음 성장으로 연결한다. 따라서 책임은 권력을 제한하는 부담만이 아니다. 권력을 신뢰로 바꾸고, 실패를 학습으로 바꾸며, 구성원을 다음 리더로 성장시키는 힘이다.
권력을 책임으로, 책임을 성장으로
오랑캐 리더에게는 권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권력은 책임과 분리될 수 없다. 권한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내린 판단의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책임을 실패에 대한 처벌로만 이해해서도 안 된다. 책임은 자신의 판단과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무엇을 놓쳤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필요한 것을 바로잡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다음의 더 나은 판단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랑캐 리더십에서 권력과 책임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권력은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책임은 그 판단의 결과를 받아들이게 한다. 학습은 그 책임을 다음 성장의 힘으로 바꾼다. 이 세 과정이 연결될 때 권력은 특권이 아니라 조직의 성장 동력이 된다. 그리고 책임은 리더 한 사람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구성원이 실제 권한을 가지고 판단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경험을 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리더가 성장한다.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권한 → 판단 → 행동 → 결과 → 책임 → 학습 → 성장
그리고 성장한 사람에게 다시 더 큰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다. 이 순환이 반복되면서 사람은 리더로 성장하고 조직은 더 강해진다. 오랑캐 조직은 책임을 피하는 조직이 아니다. 그렇다고 실패할 때마다 책임질 사람부터 찾는 조직도 아니다.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고, 책임을 통해 배우며, 그 배움을 다시 조직의 힘으로 축적하는 조직이다.
그런 관점에 오랑캐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성공을 증명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을 때 그것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구성원에게도 판단할 권한과 그 판단에 책임질 기회를 주어 다음 리더로 성장하게 만드는 힘이다.
오랑캐 리더십에서 책임은 권력의 대가만이 아니다. 권력을 신뢰로, 실패를 학습으로, 경험을 다음 성장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그러나 책임이 신뢰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하다.
그 책임의 기준이 사람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리더에게도, 핵심 인재에게도, 평범한 구성원에게도 공동의 원칙은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서 오랑캐 리더십의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것으로 이어진다.
“같은 원칙은 누구에게나 같은가?”
오랑캐 리더십의 네 번째 논의는 이제 책임에서 공정으로 이어진다. © 오랑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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