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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 리더십과 공정 - 같은 원칙은 누구에게나 같은가


조직에는 원칙이 필요하다.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분명해야 하고, 어떤 행동은 허용되며 어떤 행동은 허용되지 않는지도 구성원이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원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정한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관점이 남아 있다.

그 원칙은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가.
같은 행동을 했는데 누구에게는 엄격하고 누구에게는 관대하다면 어떻게 될까.
성과가 뛰어난 사람이라는 이유로 원칙 위반을 눈감아준다면 어떻게 될까.
리더와 가까운 사람에게는 예외를 허용하면서 다른 구성원에게만 규칙을 강조한다면 구성원은 그 원칙을 믿을 수 있을까.

앞선 글 '오랑캐 리더십과 책임'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권한이 있는 곳에는 그에 맞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권한과 책임의 관계를 권한 → 판단 → 행동 → 결과 → 책임 → 학습 → 성장이라는 흐름으로 살펴보았다.

하지만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책임을 판단하는 기준이 사람과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면 책임은 신뢰로 이어지지 못한다. 책임의 문제 다음에는 공정의 문제가 따라온다.

오랑캐 리더십에서 공정의 핵심은 이것이다.

같은 원칙은 누구에게나 같은가.

공정은 모두를 똑같이 대하는 것이 아니다

공정이라고 하면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는 것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조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구성원의 역할이 다르다. 책임의 크기도 다르다. 경험과 능력도 다르다. 맡고 있는 일의 중요성과 위험도 다르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권한과 책임, 보상을 주는 것이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다.

더 큰 권한을 가진 리더에게 더 큰 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 더 큰 성과를 만든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을 줄 수도 있다. 서로 다른 역할에는 서로 다른 책임이 따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차이가 존재하는가가 아니다. 그 차이를 어떤 원칙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오랑캐연구소가 말하는 공정은 모두에게 같은 결과를 주는 것이 아니다. 역할과 책임, 성과와 상황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원칙과 판단 기준을 사람과 지위에 따라 자의적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다. 이를 조금 더 간단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공정은 같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같은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다.

규율성의 마지막은 일관성이다

오랑캐 정신 가운데 공정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규율성이다. 오랑캐연구소는 규율성의 행동 구조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왔다.

목표 → 원칙 → 솔선 → 일관성

먼저 공동의 목표를 세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지켜야 할 원칙을 정한다.
리더가 그 원칙을 먼저 실천한다.
그리고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기준이 흔들리지 않도록 일관되게 적용한다.

공정은 마지막 단계인 일관성과 깊이 연결된다. 원칙이 아무리 훌륭해도 사람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진다면 구성원은 원칙보다 사람을 먼저 보게 된다.

무슨 행동을 했는가보다 누가 했는가를 살핀다.
규칙보다 리더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 조직의 질서는 원칙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뀐다. 규율성에서 일관성은 단순히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뜻이 아니다. 공동의 원칙이 사람과 지위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유지하는 힘이다. 그리고 바로 이 일관성이 조직에서 공정을 만든다.

절대규칙에는 특권이 없어야 한다

오랑캐연구소는 규율성의 원칙 가운데 조직의 생존과 공동의 목표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행동 원칙을 절대규칙이라고 정의했다.

절대규칙이란 리더와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세우고 누구도 예외 없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조직의 행 원칙이다. 공정의 관점에서 보면 이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누구도 예외 없이”이다.

절대규칙은 구성원에게만 적용되는 규칙이 아니다. 리더에게도 적용된다. 핵심 인재에게도 적용된다. 성과가 뛰어난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오랫동안 조직에 기여한 사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물론 역할에 따라 구체적인 행동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이 절대규칙이라고 정한 핵심 원칙 자체는 특정 사람의 지위나 성과 때문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 예외가 반복되기 시작하면 구성원은 한 가지 사실을 배우게 된다.

“이 조직에서는 원칙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구성원들이 이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절대규칙은 더 이상 조직을 결집시키는 공통의 기준이 되기 어렵다. 그래서 오랑캐 조직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성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원칙에는 특권이 없어야 한다.

더 큰 권한에는 더 큰 책임이 따른다

공정이 모두를 똑같이 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리더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공정할 수 있다. 오히려 그래야 한다. 앞선 글, '오랑캐 리더십과 책임'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권한과 책임의 크기는 함께 움직여야 한다. 더 큰 권한을 가진 사람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조직의 방향을 결정한다. 사람과 자원을 배치한다. 다른 구성원의 성과를 평가한다. 조직의 원칙을 만들거나 적용한다.

따라서 같은 원칙을 위반하더라도 리더의 행동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 구성원의 행동 하나가 개인의 문제로 끝날 수 있지만 리더의 행동은 조직 전체의 기준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한 조직에서는 리더가 원칙의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오히려 리더는 원칙의 첫 번째 적용 대상이어야 한다. 이것이 규율성에서 ‘솔선’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더가 자신에게 불리할 때도 원칙을 지켜야 구성원 역시 그 원칙을 신뢰할 수 있다.

성과는 원칙 위반의 면허가 될 수 없다

공정이 가장 흔들리기 쉬운 순간 가운데 하나는 뛰어난 성과를 만드는 사람이 원칙을 위반했을 때다. 그 사람이 중요한 고객을 많이 확보한 사람일 수 있다. 탁월한 기술을 가진 핵심 인재일 수도 있다. 회사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임원일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이 공동의 원칙을 위반하면 조직은 유혹을 받는다.

“이번 한 번은 넘어가자.”
“저 사람은 회사에 꼭 필요하다.”
“성과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이해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현실적인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예외가 반복되면 조직이 구성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성과가 충분히 크면 원칙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조직의 기준은 원칙이 아니라 힘과 성과가 된다. 그리고 구성원은 공동의 목표보다 자신이 예외가 될 수 있을 만큼 강한 위치를 만드는 데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오랑캐연구소가 말하는 실용성은 이런 결과주의가 아니다. 실용성은 법과 윤리, 공동의 원칙 안에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실제 성과를 만드는 능력이다. 따라서 성과와 원칙은 구분해야 한다. 성과가 다르면 보상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성과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공동의 원칙까지 달라져서는 안 된다.

공정은 결과보다 기준과 과정의 문제다

공정한 조직이라고 해서 모든 구성원이 같은 결과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승진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더 큰 보상을 받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뉠 수도 있다. 따라서 서로 다른 결과 자체가 불공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정에서 더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어떤 기준과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가이다. 기준은 미리 알고 있었는가. 그 기준은 역할과 목표에 맞게 설정되었는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같은 원칙이 적용되었는가. 판단에 개인적인 관계나 감정이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았는가. 결정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공정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기술이 아니다. 조직의 결정은 누군가에게 불리할 수 있다. 그러나 구성원은 결과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결과가 만들어진 기준과 과정을 신뢰할 수는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공정은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판단 기준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질서라고 볼 수 있다.

공정은 신뢰를 만든다

현대 오랑캐 리더십의 첫 번째 주제 '오랑캐 리더십과 윤리'에서 우리는 현대 오랑캐 리더십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준법 → 신뢰 → 윤리

그리고 신뢰를 일관된 원칙과 책임 있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관계 속에 축적되는 성장의 자산이라고 정의했다. 공정은 이 신뢰를 만드는 중요한 조건이다.

구성원이 조직을 신뢰하려면 조직의 행동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행동에는 비슷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누구와 가까운가보다 무엇을 했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원칙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믿음이 생기면 구성원은 자신의 일과 판단에 집중할 수 있다. 반대로 기준이 사람에 따라 달라지면 구성원의 관심은 공동의 목표에서 권력 관계로 이동한다.

무엇을 잘해야 하는가보다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무슨 원칙을 지켜야 하는가보다 누가 예외가 될 수 있는지를 살핀다.

그때부터 조직의 에너지는 성과보다 내부 정치에 사용되기 시작한다. 공정은 단순한 도덕적 가치가 아니다. 조직의 에너지가 공동의 목표를 향하도록 만드는 조건이다.

불공정은 결집된 힘을 다시 흩어지게 한다

오랑캐연구소는 오랑캐들이 단순히 모여 있으면서 공동의 목표와 질서 아래 결집하지 못한 상태를 오랑캐 집단이라고 정의했다. 오랑캐 집단에서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앞서기 쉽다. 서로 경쟁하고 견제한다. 에너지가 공동의 목표보다 내부 갈등에 사용될 수 있다.

반면 오랑캐 조직에서는 오랑캐 리더가 공동의 목표와 절대규칙을 세우고 사람의 힘을 하나의 방향으로 결집한다. 그런데 조직에서 불공정이 반복되면 이 결집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구성원이 공동의 원칙을 믿지 않는다.
리더의 판단을 신뢰하지 않는다.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고 한다.
정보를 감춘다.
성과를 자신의 몫으로 확보하려 한다.
다른 사람과 협력하기보다 자신의 영역을 먼저 보호한다.

결국 공동의 목표보다 개인과 집단의 이해관계가 다시 앞서게 된다. 공정은 오랑캐 조직에서 단순히 불만을 줄이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공정은 결집된 힘이 다시 흩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힘이다. 불공정은 오랑캐 조직을 다시 오랑캐 집단처럼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리더는 자신의 관계와 조직의 기준을 구분해야 한다

리더도 사람이다. 더 신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자신과 생각이 잘 맞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관계와 조직의 판단 기준은 구분되어야 한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의 잘못은 작게 보고,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잘못은 크게 본다면 공정은 무너진다.

오랑캐 리더는 자신의 판단 앞에서 한 가지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같은 행동을 다른 사람이 했어도 나는 같은 판단을 했을까?”

이 질문은 성과가 높은 사람을 판단할 때도, 성과가 낮은 사람을 판단할 때도,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판단할 때도, 자신에게 불편한 사람을 판단할 때도 물어야 한다.

공정한 리더십은 자신에게 편견이 없다고 믿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판단이 사람과 관계에 의해 흔들리고 있지 않은지 계속 점검하는 것이다.

공정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실제로 공정하게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구성원이 그 기준을 전혀 알 수 없다면 조직의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기 어렵다. 그래서 공정에는 설명 가능성이 필요하다.

왜 이런 판단을 했는가.
어떤 원칙을 적용했는가.
무엇을 중요하게 보았는가.
왜 다른 선택이 아니라 이 선택을 했는가.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정보나 경영상 공개할 수 없는 정보도 있다. 또한 모든 구성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리더는 때때로 인기 없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결정이 어떤 기준과 원칙을 통해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설명할 수 있는 판단은 리더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 자신의 결정이 감정이나 관계 때문이 아니라 공동의 기준에서 나온 것인지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정은 단순히 좋은 의도에 기대지 않는다. 분명한 기준과 일관된 적용, 그리고 설명 가능한 판단을 필요로 한다.

일관성은 기계적으로 똑같이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공정과 일관성을 오해하지 않도록 한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이 모든 상황에서 똑같은 결과를 내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현실의 상황은 서로 다르다. 같은 행동처럼 보여도 이유와 맥락이 다를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있었을 수도 있다. 특별한 사정이 존재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정은 예외가 전혀 없는 기계적인 적용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왜 다른 판단이 필요한지를 같은 원칙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한 것은 아니다. 특정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그때그때 기준을 바꾸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일관성은 모든 상황을 똑같이 처리하는 경직성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상황을 같은 원칙으로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공정은 리더에게 불편한 순간에 드러난다

공정은 원칙을 적용하기 쉬울 때보다 적용하기 어려울 때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리더가 아끼는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가 있다. 조직에 꼭 필요한 핵심 인재에게 원칙을 적용해야 할 수도 있다. 자신이 내린 판단의 잘못을 인정해야 할 수도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예외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바로 이런 순간에 구성원은 리더가 실제로 무엇을 기준으로 조직을 이끄는지를 본다.

자신에게 유리할 때 원칙을 강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자신에게 불리할 때도 원칙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공정은 규율성의 ‘솔선’과 다시 연결된다. 리더가 먼저 원칙의 지배를 받는 모습을 보여줄 때 구성원에게 강한 메시지가 전달된다.

“이 조직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원칙이 기준이다.”

이 믿음이 있어야 절대규칙도 살아 있는 조직의 질서가 된다.

공정은 자율을 가능하게 한다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이 조직 안에 자리 잡으면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 구성원은 매번 리더의 의중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원칙 안에서 판단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도 되는지,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 어떤 기준으로 자신의 행동이 평가될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그때 구성원은 리더의 눈치를 보는 대신 공동의 원칙을 기준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이것이 공정과 자율의 중요한 연결점이다.

규율과 자율은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일관된 원칙이 존재하면 오히려 자율의 범위가 분명해진다. 원칙이 명확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공정의 문제를 끝까지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에 도달한다.

강한 규율과 구성원의 자유는 함께 존재할 수 있는가.

이것이 현대 오랑캐 리더십의 다음 주제인 '오랑캐 리더십과 자율'에서 살펴볼 문제다.

공정은 원칙을 신뢰하게 만드는 힘이다

오랑캐 조직에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 원칙이 있다. 절대규칙도 있다. 그러나 그 원칙이 사람과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면 조직은 그 원칙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공정이 필요하다.

공정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결과를 주는 것이 아니다. 역할과 책임, 성과와 상황의 차이를 없애는 것도 아니다. 공정은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원칙과 판단 기준을 사람과 지위에 따라 자의적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다.

더 큰 권한에는 더 큰 책임이 따를 수 있다. 더 큰 성과에는 더 큰 보상이 따를 수 있다. 서로 다른 상황에는 서로 다른 판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차이는 모두 공동의 원칙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리더는 원칙의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원칙의 첫 번째 적용 대상이어야 한다. 성과가 뛰어난 사람도 공동의 원칙을 넘어설 수 없다. 가까운 사람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예외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왜 그것이 필요한지를 같은 원칙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대 오랑캐 리더십에서 공정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공정이란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 성과와 상황의 차이를 인정하되, 공동의 목표와 원칙을 사람과 지위에 따라 자의적으로 바꾸지 않고 일관되게 적용하며 그 판단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공정은 단순한 도덕적 요구가 아니다. 조직의 신뢰를 만드는 힘이다. 책임의 기준을 받아들이게 한다. 리더의 판단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사람의 에너지가 내부 정치와 이전투구로 흩어지지 않게 한다. 그리고 공동의 원칙 안에서 구성원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지의 논의한 흐름을 이렇게 연결할 수 있다.

권력은 리더에게 판단할 힘을 준다. 책임은 그 판단의 결과를 받아들이게 한다. 공정은 그 책임과 원칙의 기준이 사람에 따라 달라지지 않게 한다. 그리고 공정한 원칙이 자리 잡으면 구성원은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매번 리더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공동의 목표와 원칙 안에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이제 현대 오랑캐 리더십의 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원칙이 분명하다면 구성원에게 어디까지 자유를 줄 수 있는가?”

현대 오랑캐 리더십의 다섯 번째 논의는 이제 공정에서 자율로 이어진다. © 오랑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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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연구소가 오랑캐 정신과 오랑캐 리더십을 연구하기 시작한 출발점은 역사였다. 역사를 돌아보면 기존 질서의 중심 밖에서 출발했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경쟁해야 했고, 부족한 사람과 자원을 모아야 했으며, 외부의 새로운 사람과 기술을 받아들이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신의 힘을 키워나갔다. 오랑캐연구소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연구하면서 오랑캐 리더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을 정리했다. 야생성 → 규율성 → 개방성 → 실용성 → 전략성 그리고 다섯 가지 정신이 실제로 작동하는 과정을 다시 정리했다. 도전 → 결집 → 확장 → 성과 → 지속 이를 조직의 더 큰 발전 과정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생존 → 성장 → 지속 여기까지가 오랑캐연구소가 역사에서 발견하고 정리한 생존과 성장의 구조였다. 그런데 오랑캐 리더십을 오늘날의 개인과 기업, 조직에 적용하려면 반드시 하나의 관점을 더 해야 한다. 역사에서 발견한 생존과 성장의 원리를 현대 사회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가. 그럴 수는 없다. 과거와 현대는 개인과 조직이 힘을 사용하는 방식도 다르고, 그 힘을 판단하는 기준도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에서 발견한 오랑캐 리더십을 현대 사회에 적용하려면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오랑캐연구소는 그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준법 → 신뢰 → 윤리 이것은 기존의 오랑캐 정신을 대체하는 새로운 정신이 아니다. 오랑캐 정신으로 얻은 힘을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역사에서 배우는 것은 행동이 아니라 원리다 오랑캐 리더십은 역사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역사에서 어떤 리더가 성공했다는 사실이 그 리더가 사용한 모든 방법을 오늘날에도 정당화해주는 것은 아니다. 전근대 사회와 현대 사회는 전혀 다른 조건 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전쟁과 생존 경쟁이 일상이었다. 강한 권력을 가진 리더가 직접 질서를 만들고 집행했으며,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받아들이기 어...

오랑캐연구소가 정의하는 오랑캐 - 중심 밖에 흩어져 있는 잠재력의 사람들

‘오랑캐’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문명 바깥의 사람들, 변방의 이민족, 거칠고 야만적인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오랑캐연구소가 오랫동안 오랑캐 정신과 오랑캐 리더를 탐구하면서 관심을 가진 것은 단순히 과거의 오랑캐가 누구였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오랑캐라고 불리던 사람들은 왜 흩어져 있을 때에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강력한 조직으로 변화했는가.” 이 관점을 따라가면서 오랑캐연구소는 ‘오랑캐’를 특정한 민족이나 지역의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만 보지 않게 되었다. 과거의 오랑캐라는 말에는 중심과 변방을 나누는 시선이 담겨 있었다. 중국 중심의 전통적인 문명 질서 안에 속하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은 중심의 시선에서 오랑캐로 불렸다. 따라서 오랑캐라는 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어느 지역에 살았는가가 아니다. ‘누가 중심에 있었고, 누가 그 중심 밖에 있었는가’가 중요하다. 오랑캐연구소는 이 관점에서 오늘날의 오랑캐를 다시 생각한다. 오늘날에도 중심 밖의 사람들은 존재한다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사람을 문명과 야만으로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중심과 변방이라는 구조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회에는 권력과 자본의 중심이 있고, 조직에는 의사결정의 중심이 있으며, 산업에는 기술과 정보, 시장의 중심이 있다. 그 중심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 바깥에서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다. 주류의 성공 방식에 편입되지 못한 사람, 기존 제도권 밖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사람, 새로운 생각과 능력은 있지만 그것을 실현할 조직을 갖지 못한 사람, 제도와 권력의 중심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도 있다. 오랑캐연구소가 오늘날의 오랑캐를 생각할 때 주목하는 것은 이렇게 중심 밖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중심 밖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을 특별하거나 뛰어난 존재라고 말할 수는 없다. 비주류라고 해서 반드시 창조적인 것도 아니고, 자유롭다고 해서 저절로 강한 것도 아니다. 오랑캐연구소가 주목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을 수 있는 ‘아직 조직되지 않은 잠재...

오랑캐 리더 홍타이지를 오랑캐 정신으로 이해하다

청태종 홍타이지는 아버지 누르하치가 세운 후금을 물려받아, 훗날 중국 대륙을 지배할 청 제국의 실질적인 기반을 완성한 군주였다. 누르하치가 흩어진 여진 부족을 통합하고 후금을 건국한 창업형 오랑캐 리더였다면, 홍타이지에게 주어진 과제는 달랐다. 이미 만들어진 나라를 단순히 지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여진족 중심의 부족 국가를 보다 강력한 국가로 발전시켜야 했고, 명나라와의 장기적인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동시에 몽골과 조선, 한족이라는 서로 다른 집단을 새로운 정치 질서 안으로 끌어들여야 했다. 홍타이지에게 필요한 것은 아버지의 성공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누르하치가 만든 국가를 전혀 다른 차원의 국가로 변화시키는 일이었다. 홍타이지는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군사와 행정 조직을 개혁하고, 한족과 몽골 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외부의 기술과 제도를 활용했다. 나아가 국호를 후금에서 청(淸)으로 바꾸며 자신들이 단순한 여진족 국가가 아니라 중국 대륙의 새로운 지배자가 될 것임을 선언했다. 그의 성공은 단순한 군사적 정복의 결과가 아니었다. 오랑캐연구소가 제시하는 야생성(野生性), 규율성(規律性), 개방성(開放性), 실용성(實用性), 전략성(戰略性)이라는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이 서로 결합하며 만들어낸 결과였다. 특히 홍타이지에게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다섯 가지 정신이 각각 따로 작동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야생성으로 도전하고, 규율성으로 힘을 조직했으며, 개방성으로 다양한 사람을 받아들였다. 실용성으로 그들의 힘을 실제 성과로 전환하고, 전략성으로 그 성과가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국가의 틀을 만들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홍타이지의 성공 비결을 살펴보자. 야생성(野生性) - 주어진 판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세계에 도전하다 오랑캐 정신의 출발점은 야생성이다. 야생성이란 단순히 공격적이고 거친 성향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존의 질서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거기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생존과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려는 힘이다. 강한 상대...

오랑캐연구소가 제안하는 오랑캐 리더십

‘오랑캐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오랑캐연구소가 제안하는 오랑캐 리더십은 특정 민족이나 역사적 집단의 리더십을 뜻하지 않는다. 또한 거칠고 공격적인 정복자의 리더십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오랑캐연구소가 주목하는 것은 불리한 조건에서 살아남고, 성장하고, 끝내 판을 바꾸는 오랑캐 리더의 리더십이다. 오랑캐 리더십은 오랑캐연구소가 정의하는 ‘절대규칙’, 즉 오랑캐 리더를 포함하여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을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도록 하는 힘의 원천이다. 역사 속 오랑캐는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서 출발했다. 가진 것은 적었고 상대는 강했다. 외부의 지원은 부족했고, 기존의 질서를 그대로 따르면 승산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 불리함 때문에 그들은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흩어진 힘을 조직하며, 자신에게 없는 것은 외부에서 받아들이고, 명분보다 실제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강한 상대와 똑같이 싸우는 대신 자신에게 유리한 새로운 조건을 만들었다. 오랑캐연구소는 이 생존과 성장의 원리를 ‘오랑캐 리더십’이라고 부른다.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이렇다. “오랑캐 리더십은 오랑캐 리더가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 - 야생성, 규율성, 개방성, 실용성, 전략성을 바탕으로 ‘절대규칙’을 세우고 주어진 조건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조건 자체를 바꾸어 끝내 결과를 만들어내는 리더십이다.” 오랑캐 리더는 ‘좋은 조건’을 기다리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조직은 좋은 조건을 원한다. 충분한 자본, 유능한 인재, 안정적인 시장, 강력한 브랜드, 예측 가능한 환경. 그러나 현실에서 리더가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조직이 위기에 놓였거나 새로운 시장에 도전할 때는 더 그렇다. 자원은 부족하고, 경쟁자는 강하며, 시간도 충분하지 않다. 오랑캐 리더는 이런 상황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그는 환경이 어렵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실패의 이유로 사용하지도 ...

오랑캐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생존·성장·지속 - 도전하고 결집하고 확장하고 성과를 만들며, 그 성과를 다음 성장으로 연결하는 조직

오랑캐연구소는 오랫동안 역사 속 오랑캐 리더와 그들이 이끈 조직을 살펴보면서 한 가지 공통된 흐름을 발견해왔다. 오랑캐 정신을 지닌 조직은 단순히 뛰어난 리더 한 사람의 능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위기의 순간에 살아남고, 살아남은 힘을 바탕으로 성장하며, 한 번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구조가 필요하다. 오랑캐연구소는 그 구조를 크게 세 단계로 정리하고,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을 바탕으로 실제 조직에서 작동하는 다섯 가지 흐름을 발견하였다. 생존 → 성장 → 지속 그리고 이 세 단계 안에서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이 작동한다. 야생성 → 규율성 → 개방성 → 실용성 → 전략성 오랑캐연구소는 이 다섯 가지 정신이 실제 조직에서 작동하는 흐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도전 → 결집 → 확장 → 성과 → 지속 야생성은 도전하게 한다. 규율성은 힘을 결집하게 한다. 개방성은 조직의 능력을 확장한다. 실용성은 그 힘으로 성과를 만든다. 전략성은 그 성과를 다음 성장으로 연결한다. 이를 다시 가장 큰 구조와 연결하면, 도전과 결집을 통해 생존하고, 확장과 성과를 통해 성장하며, 전략을 통해 그 성장을 지속한다. 이것이 오랑캐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성장 원리다. 생존 - 도전하고 결집해야 살아남는다 모든 조직의 첫 번째 과제는 생존이다. 아무리 좋은 비전과 훌륭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도 살아남지 못하면 그다음은 없다. 특히 작은 조직과 후발주자는 처음부터 유리한 조건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드물다. 사람이 부족하다. 자본이 부족하다. 기술과 경험도 부족할 수 있다. 반면 경쟁자는 더 크고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하려면 두 가지 힘이 필요하다. 도전과 결집이다. 도전은 첫 번째 오랑캐 정신인 야생성에서 나온다. 결집은 두 번째 오랑캐 정신인 규율성에서 나온다. 도전 - 야생성은 현실에 길들여지지 않게 한다 야생성은 불리한 현실을 무시하는 정신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데서 시작한다. 오랑캐연구소는 야생성의 행동 구조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오랑캐연구소가 정의하는 절대규칙 - 리더와 구성원 모두가 예외 없이 지켜야 하는 행동 원칙

오랑캐연구소가 제안하는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은 야생성, 규율성, 개방성, 실용성, 전략성이다. 그 가운데 두 번째 정신인 규율성은 흩어진 사람과 힘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아 조직의 힘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오랑캐연구소는 규율성이 실제 조직에서 작동하는 과정을 네 가지 행동 구조로 정리한다. 목표 → 원칙 → 솔선 → 일관성. 먼저 조직이 함께 이루어야 할 목표를 분명히 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구성원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을 정한다. 오랑캐 리더가 그 원칙을 먼저 실천하고, 마지막으로 사람과 상황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적용한다. 오랑캐연구소는 오랫동안 역사 속 오랑캐 리더와 그들이 이끌었던 조직을 살펴보며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을 파악했다. 특히 두 번째 오랑캐 정신, 규율성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규율성이 오랑캐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가장 큰 특징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표, 원칙, 솔선, 일관성이라는 규율성의 네 가지 행동 구조 가운데 두 번째 행동인 ‘원칙’에서 ‘절대규칙’이라는 특별함을 찾았다. 오랑캐 리더가 이끄는 강력한 조직에는 리더 자신을 포함해 누구도 함부로 어길 수 없는 몇 가지 핵심적인 원칙이 존재했다. 구성원만 지켜야 하는 규칙이 아니었다. 리더도 지켜야 했다. 큰 공을 세운 사람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었으며, 리더와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원칙 위에 설 수도 없었다. 조직의 생존과 공동의 목표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었다. 오랑캐연구소는 이러한 원칙을 ‘절대규칙’이라고 정의한다. 절대규칙이란 조직의 생존과 공동의 목표를 위해 리더와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세우고, 누구도 예외 없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조직의 행동 원칙이다. 절대규칙은 조직을 통제하기 위한 수많은 규정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조직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고, 구성원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판단하게 하며, 위기의 순간에도 조직을 하나로 움직이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오랑캐 리더가 이끄는 조직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규칙이 있다 사람...

이순신이 오랑캐 리더의 전형이 될 수 있는가?

이순신을 ‘오랑캐 리더’라고 부를 수 있을까? 얼핏 생각하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이순신은 조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이자 구국의 영웅이다. 반면 우리가 역사에서 알고 있는 오랑캐는 중화 문명의 바깥에 있던 변방의 사람들을 낮춰 부르던 말이었다. 특히 오랑캐연구소가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아온 누르하치와 홍타이지는 기존 질서에 도전해 새로운 국가를 건설한 창업자이자 정복자였다. 그렇다면 조선을 지킨 이순신과 새로운 제국을 건설한 누르하치·홍타이지를 어떻게 같은 ‘오랑캐 리더’라는 이름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우리가 말하는 오랑캐 리더가 누구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오랑캐연구소가 말하는 오랑캐 리더는 특정 민족이나 혈통을 가리키는 개념이 아니다. 거칠고 공격적인 정복자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오랑캐 리더란 자신에게 주어진 불리한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면서도 그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부족한 자원을 스스로 만들어 조직하며, 자신에게 없는 것은 외부에서 받아들이고 명분보다 실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새로운 판을 만들어내는 리더다. 그러한 리더십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이 오랑캐연구소가 제안하는 ‘야생성, 규율성, 개방성, 실용성, 전략성’이다. 이 정의를 기준으로 이순신을 다시 바라보면 흥미로운 결론에 도달한다. 이순신은 역사적 의미에서 오랑캐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가 전쟁이라는 극한의 위기를 돌파한 방식은 오랑캐 리더십의 전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순신과 오랑캐 리더가 만나는 지점은 ‘결핍’이다 누르하치와 홍타이지, 그리고 이순신에게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누르하치와 홍타이지는 기존 질서에 도전해 새로운 국가를 만든 사람들이었다. 반면 이순신은 기존 국가인 조선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그러나 이들의 리더십이 출발한 조건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결핍이다. 오랑캐는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서 출발한다. 사람도 부족하고 자원도 부족하다. 자신보다 훨씬 강한 상대와 경쟁해야 하고,...

오랑캐 리더 누르하치를 오랑캐 정신으로 이해하다

누르하치는 흩어져 있던 여진 부족을 통합해 후금을 건국하고, 당시 동아시아의 강대국이었던 명나라와 경쟁하며 훗날 청 제국이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인물이다. 그의 성공은 단순히 개인적인 용맹이나 뛰어난 전투 능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끊임없는 부족 간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고, 흩어진 사람들을 조직했으며, 자신에게 필요한 외부의 기술과 인재를 활용했다. 또한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자신보다 훨씬 강한 명나라를 상대로 새로운 전략을 구사했다. 이러한 누르하치의 삶과 리더십은 오랑캐연구소가 제시하는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 즉 야생성(野生性), 규율성(規律性), 개방성(開放性), 실용성(實用性), 전략성(戰略性)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누르하치의 리더십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후 청나라가 중국 대륙을 지배하는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했다는 역사적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누르하치를 성공한 창업자로 기억한다. 하지만 누르하치가 남긴 후금에는 해결되지 않은 여러 문제도 존재했다. 그의 뒤를 이은 홍타이지가 내부의 갈등을 정리하고 국가 체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지 못했다면 누르하치의 성공 역시 다른 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누르하치는 완성된 제국의 리더라기보다, 생존의 힘을 조직의 힘으로 바꾸어 새로운 국가의 가능성을 만들어낸 창업형 오랑캐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오랑캐연구소의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을 통해 그의 성공과 한계를 함께 살펴보자. 야생성(野生性) - 생존을 위해 스스로 길을 개척하다 오랑캐 정신의 출발점은 야생성이다. 여기서 야생성이란 단순히 거칠고 공격적인 성격을 뜻하지 않는다. 이미 만들어진 질서에 길들여지지 않고 자신의 생존을 스스로 책임지며, 불리한 환경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움직이는 힘을 의미한다. 누르하치는 야생성을 강하게 지닌 인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부족 간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혔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용맹함과 결단력을 갖춘 지도자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