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 조직에는 도전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익숙한 방법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현실을 새롭게 보고, 기존의 답을 의심하며, 필요하다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 오랑캐연구소가 첫 번째 오랑캐 정신인 야생성을 직시 → 의심 → 행동 → 적응으로 정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실을 직시한다.
기존의 답을 의심한다.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면 행동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다시 적응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는 피하기 어려운 것이 하나 있다. 실패다.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결과를 완전히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행동한다는 뜻이다. 성공할 수도 있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조직은 실패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실패를 허용하면서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실패를 허용하지 않으면 구성원은 새로운 시도를 피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실패를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규율과 책임이 무너질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이 글의 주제는 현대의 관점에서 오랑캐 리더십에는 매우 중요하다.
실패를 허용하지 않으면 도전도 사라진다
조직은 흔히 구성원에게 도전하라고 말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기존의 방식을 바꾸라고 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라고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새로운 시도가 실패했을 때 곧바로 비난하고 불이익을 준다면 구성원은 전혀 다른 메시지를 받아들인다.
“도전하라.”보다 “실패하지 마라.”가 더 강한 조직의 기준이 된다. 그렇게 되면 구성원은 안전한 선택을 한다. 검증된 방법만 반복하고 상사의 생각과 다른 판단을 피한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일에는 먼저 나서지 않는다. 때로는 아무 판단도 하지 않고 지시를 기다리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된다.
이런 조직은 겉으로는 질서가 잘 잡혀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야생성은 점차 약해진다. 현실이 변해도 기존 방식을 의심하지 않는다. 새로운 문제가 보여도 먼저 행동하지 않는다. 결국 조직의 적응력도 떨어진다.
오랑캐 조직이 야생성을 유지하려면 실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도전할 수 있다면 실패의 가능성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모든 실패가 같은 것은 아니다
실패를 허용해야 한다고 해서 모든 실패를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겉으로 보면 결과는 비슷할 수 있다.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 시간과 비용을 잃었다. 새로운 시도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실패에 이르는 과정은 전혀 다를 수 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충분히 검토한 뒤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반대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성급하게 판단했을 수도 있다. 위험을 알고도 감추었을 수도 있다. 조직의 절대규칙을 알고도 무시했을 수도 있다.
오랑캐 조직에서 실패를 바라볼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하는 질문은 “실패했는가?”가 아니다. “왜 실패했는가?”이다. 결과만 같다고 실패의 성격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실패의 성격이 다르다면 조직의 대응도 달라야 한다.
도전의 실패와 원칙 위반의 실패
오랑캐 리더십에서는 실패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도전의 실패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필요한 정보를 검토했다. 위험도 살펴보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 안에서 판단했다. 법과 윤리, 조직의 절대규칙도 지켰다. 그러나 결과가 예상과 달랐다. 이런 실패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원칙 위반의 실패다.
조직의 절대규칙을 알고도 어겼다. 필요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위험을 알면서도 감추었다. 자신에게 없는 권한을 사용했다. 문제가 생겼는데 책임을 피하기 위해 보고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까지 단순히 ‘도전하다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다.
오랑캐연구소는 실패를 다룰 때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다.
도전의 실패에는 학습을, 원칙의 위반에는 책임을 묻는다.
이 구분이 분명해야 오랑캐 조직은 도전을 살리면서도 규율을 유지할 수 있다.
도전의 실패에도 책임은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오해를 피해야 한다. 도전의 실패에 학습을 요구한다고 해서 아무 책임도 묻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의 판단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면 그 결과 역시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어떤 가정이 틀렸는지 확인해야 한다. 무엇을 놓쳤는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무엇을 바꿀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즉 도전의 실패에는 배울 책임이 있다. 실패를 했지만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같은 판단을 반복하거나 같은 문제를 다시 만든다면 실패를 허용하는 의미가 없다.
오랑캐 조직에서 도전의 실패에 대한 책임은 처벌보다 학습과 수정에 중심을 둔다. 실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패에서 배우지 않을 수는 없다. 이 원칙이 중요하다.
실패는 결과보다 과정을 함께 보아야 한다
앞선 글, '오랑캐 리더십과 책임'에서 우리는 결과에 대한 책임과 과정에 대한 책임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보았다.
실패도 마찬가지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판단 과정까지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우연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잘못된 판단 과정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실패를 판단할 때는 몇 가지 질문이 필요하다.
공동의 목표와 연결된 시도였는가.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인했는가.
알고 있는 위험을 무시하지 않았는가.
법과 윤리, 절대규칙을 지켰는가.
주어진 권한 안에서 판단했는가.
다른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을 때 들었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숨기지 않았는가.
실패 이후 무엇을 배웠는가.
이 질문은 실패의 결과만이 아니라 판단과 행동의 과정을 보게 한다. 실패를 허용하려면 오히려 과정의 기준이 더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무모함과 도전을 구분할 수 있다.
실패를 숨기는 것이 실패 자체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실패를 엄하게 처벌하는 조직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람들이 실패를 숨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작은 문제가 생겨도 보고하지 않고 좋지 않은 정보를 늦게 전달한다. 수치를 좋게 보이도록 포장하거나 다른 사람이나 부서의 문제로 돌린다. 때로는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다가 더 크게 만든다.
이런 조직에서 문제는 실패 자체가 아니다. 조직이 현실을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오랑캐 정신인 야생성의 첫 번째 단, ‘직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오랑캐 조직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실패도 현실의 일부다. 좋은 조직은 실패가 없는 조직이 아니라 실패를 빠르게 드러낼 수 있는 조직이어야 한다. 문제를 빨리 알수록 수정할 시간도 많다. 손실도 줄일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실패 자체와 실패를 숨기는 행동은 구분해야 한다. 실패는 학습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실패를 감추는 것은 조직의 학습을 막는다.
작은 실패를 빨리 발견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의 목적이 처음 세운 계획을 끝까지 지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에서 무엇을 발견하는가이다.
예상했던 고객의 반응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생각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시장의 조건이 바뀔 수도 있다. 처음 세운 가정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다. 이때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밀어붙이면 작은 실패가 더 큰 실패로 커진다. 반대로 잘못된 가정을 빨리 확인하면 방향을 수정할 수 있다.
오랑캐 조직에서는 실패했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실패를 발견하고 적응했는가도 중요하다. 이것은 야생성의 마지막 단계인 적응과 연결된다.
행동했다면 결과를 보아야 한다. 결과가 예상과 다르다면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조직은 적응할 수도 없다. 변화가 빠른 환경에서는 실패를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 작게 시도하고, 빨리 확인하고, 빠르게 수정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책임은 사람을 찾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실패가 생기면 조직은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누가 결정했는가. 누구의 판단이었는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이런 질문은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왜 필요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는가.
왜 잘못된 가정이 오래 유지되었는가.
왜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가.
왜 권한과 책임의 범위가 불분명했는가.
왜 절대규칙이 실제 상황에서 작동하지 않았는가.
이런 질문도 함께 해야 한다. 실패에는 개인의 판단뿐 아니라 조직의 구조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랑캐 조직은 실패가 발생했을 때 사람만 바꾸는 것으로 문제를 끝내지 않는다. 개인의 판단과 조직의 구조를 함께 돌아본다. 사람에게 필요한 책임을 묻되, 조직 자체가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래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다.
실패가 학습이 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한다
실패했다고 저절로 배우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경험하고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수 있다. 실패를 학습으로 바꾸려면 실제 변화가 필요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시하고,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분석한다. 어떤 가정이 틀렸는지 확인하고, 무엇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지 정리한다. 그리고 다음 행동을 바꾼다.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실패 → 직시 → 분석 → 학습 → 수정 → 재도전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정’이다. 배웠다고 말하면서 행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학습이 완료된 것이 아니다. 실패를 통해 얻은 지식이 다음 선택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실패가 비용으로 끝나지 않고 조직의 자산으로 남는다.
같은 실패의 반복은 학습의 실패다
도전의 실패를 허용한다는 것은 같은 잘못을 계속 반복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한 번의 실패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문제를 아무런 수정 없이 다시 반복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도전의 실패라고 보기 어렵다.
앞선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무엇을 바꾸었는가. 왜 같은 문제가 다시 나타났는가. 이 질문이 필요하다. 오랑캐 조직은 실패의 횟수보다 실패가 변화하고 있는가를 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면서 이전과 다른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조직의 판단 능력이 높아진다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같은 원인으로 같은 실패가 반복된다면 학습 구조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울 수 있다. 새로운 실패는 허용할 수 있지만, 배우지 않은 실패의 반복은 경계해야 한다.
리더도 실패의 예외가 될 수 없다
실패를 허용한다는 원칙은 구성원에게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리더도 실패할 수 있다. 전략을 잘못 선택하거나 시장을 잘못 판단할 수 있다. 사람을 잘못 선택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리더라고 해서 자신의 실패를 감추거나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넘길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선 글,'오랑캐 리더십과 공정'에서 우리는 리더가 원칙의 첫 번째 적용 대상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실패에서도 마찬가지다. 구성원에게 실패를 인정하고 배우라고 하면서 리더 자신의 판단 실패는 숨긴다면 조직은 실패 학습의 원칙을 신뢰하지 않는다. 리더가 자신의 실패를 인정한다고 해서 반드시 권위가 약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판단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다만 리더는 더 큰 권한을 가진 만큼 자신의 실패가 미치는 영향도 더 클 수 있다. 따라서 실패를 허용하는 것과 책임을 없애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리더 역시 자신의 권한과 영향력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원칙을 어긴 실패는 다르게 다루어야 한다
실패를 학습으로 연결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히려 책임의 경계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무엇이 허용되는 실패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법을 위반한 행동을 새로운 실험이라고 부를 수 없다. 윤리적 기준을 무시한 선택을 도전이라고 정당화할 수도 없다. 절대규칙을 알고도 어긴 행동 역시 단순한 시행착오로 볼 수 없다.
오랑캐연구소는 현대 오랑캐 리더십의 기준을 준법 → 신뢰 → 윤리로 정리했다. 또 오랑캐 조직 내부에는 공동의 목표와 절대규칙이 있다. 실패를 허용하는 범위 역시 그 경계 안에 있어야 한다. 법과 윤리를 지키고, 공동의 원칙 안에서,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시도한 실패는 학습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경계를 의도적으로 넘어선 행동에는 그에 맞는 책임이 필요하다. 이 기준이 있어야 실패 허용이 방임으로 변하지 않는다.
실패는 자율의 대가가 아니라 자율의 일부다
앞선 글, '오랑캐 리더십과 자율'에서 우리는 자율을 공동의 목표와 원칙을 이해한 구성원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 안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그 결과를 통해 배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그 결과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스스로 판단한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실패는 자율에 우연히 따라오는 부작용만이 아니다.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포함된 가능성이다. 그렇다고 실패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목적은 더 나은 판단이다. 따라서 자율과 실패, 책임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자율 → 판단 → 도전 → 결과 → 책임 → 학습 → 더 나은 판단
이 순환이 작동할 때 자율은 방임이 되지 않고 조직의 능력이 된다.
실패를 다루는 방식이 조직의 진짜 기준을 보여준다
구성원은 조직이 실패에 대해 어떤 말을 하는지만 보지 않는다. 실제 실패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본다.
도전을 권장한다고 하면서 실패한 사람을 곧바로 배제하는가.
문제를 빨리 보고한 사람과 끝까지 숨긴 사람을 똑같이 다루는가.
성과가 좋다면 과정의 원칙 위반을 눈감아주는가.
리더 자신의 실패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가.
이 경험이 반복되면서 구성원은 조직의 진짜 원칙을 배운다. 실패를 다루는 방식은 단순히 하나의 사건을 처리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 조직이 무엇을 장려하고 무엇을 금지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도전의 실패에서 배우는 조직인지, 실패 자체를 두려워하는 조직인지, 아니면 책임 없는 실패까지 방치하는 조직인지가 여기에서 드러난다.
실패는 다음 성과를 위한 정보가 되어야 한다
오랑캐연구소는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 가운데 실용성을 문제 정의 → 자원 선택 → 실행 → 검증으로 정리했다. 실패는 이 가운데 ‘검증’의 결과일 수도 있다. 실행해보았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이 있고, 기존의 가정이 틀렸다는 것을 확인한 것도 있다. 효과가 없는 방법을 버릴 수 있게 되었거나 고객이 실제로 원하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을 수도 있다.
이런 실패에서 얻은 정보가 다음 실행을 바꾼다면 실패는 다음 성과를 위한 자료가 된다. 따라서 실패를 잘 다루는 조직은 실패와 성과를 완전히 반대되는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실패에서 얻은 학습이 더 나은 성과의 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미화하는 것이 아니다. 실패를 다음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가이다.
도전의 실패에는 학습을, 원칙의 위반에는 책임을
오랑캐 조직에는 도전이 필요하다. 도전에는 실패 가능성이 따른다. 실패를 전혀 허용하지 않는 조직에서는 야생성도 자율도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구성원이 새로운 길보다 안전한 길을 선택하고 자신의 판단보다 상사의 판단을 기다린다면 결국 조직의 적응력은 떨어진다.
그러나 모든 실패를 허용한다고 좋은 조직이 되는 것도 아니다. 실패에는 구분이 필요하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법과 윤리를 지키고, 절대규칙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충분히 판단한 뒤 시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그것은 도전의 실패일 수 있다.
이런 실패에는 처벌보다 학습이 필요하다. 무엇을 잘못 보았는지 직시하고,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분석하며, 무엇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지 배우고, 방법을 수정해 다시 도전해야 한다.
반면 법과 윤리를 무시하고, 절대규칙을 알고도 어기고, 위험을 숨기거나, 책임을 회피하며 만들어낸 실패까지 도전의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 실패에는 그에 맞는 책임이 필요하다. 현대 오랑캐 리더십에서 실패를 바라보는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도전의 실패에는 학습을, 원칙의 위반에는 책임을 묻는다.
그러나 한 가지를 더 붙여야 한다. 도전의 실패에도 배울 책임은 있다. 실패 자체를 처벌하지 않더라도 실패를 직시하지 않는 태도,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태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태도까지 허용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실패의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실패 → 직시 → 분석 → 책임 → 학습 → 수정 → 재도전
그리고 이 과정의 목적은 실패를 잘하는 데 있지 않다. 더 나은 판단과 더 나은 성과를 만드는 데 있다.
오랑캐 조직은 실패하지 않는 조직이 아니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그 실패의 성격을 정확하게 구분하며, 필요한 책임을 지고, 배운 것을 다음 판단과 행동에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이다.
야생성으로 도전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함으로써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에서 배운다. 그리고 더 나은 방법으로 다시 행동한다. 그 과정이 반복될수록 개인과 조직의 판단 능력은 성장한다. 결국 실패를 허용하는 이유도 성과를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더 좋은 성과를 만들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다음 질문이 생긴다. 실패에서 배우고 다시 도전한 끝에 조직이 만들어야 하는 성과란 무엇인가. 결과만 좋으면 좋은 성과라고 할 수 있는가. 성과를 만드는 과정의 법과 윤리, 원칙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오랑캐 리더십의 일곱 번째 논의는 이제 실패에서 성과로 이어진다. © 오랑캐연구소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