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시작에는 리더가 있다. 리더는 조직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정하고 공동의 목표를 제시하며, 구성원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말한다. 또한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를 정하고, 중요한 순간에는 판단하고 행동한다.
구성원은 그런 리더의 모습을 지켜본다. 리더가 무엇을 말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하는지를 본다. 성과와 원칙이 충돌했을 때 어느 쪽을 선택하는지, 실패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지, 자신이 가진 권력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지를 지켜본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구성원은 조직이 실제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게 된다. 처음에는 리더 개인의 판단과 행동이었던 것이 점차 구성원 사이에서 공유되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어느 순간부터는 리더가 직접 지시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비슷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때 리더의 정신은 개인의 리더십을 넘어 조직문화가 된다. 그렇다면 오랑캐 리더십에서 조직문화의 관점도 분명해진다.
오랑캐 리더가 가진 오랑캐 정신은 어떻게 조직 전체의 문화가 되는가.
조직문화는 선언이 아니라 반복되는 행동에서 만들어진다
많은 조직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말한다. 도전, 신뢰, 책임, 소통, 혁신, 고객 중심과 같은 말은 어느 조직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문구를 벽에 걸어두거나 구성원에게 반복해서 강조한다고 해서 곧바로 조직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성원은 조직이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실제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하는가를 더 분명하게 기억한다.
조직이 도전을 강조하면서도 새로운 시도에 실패한 사람에게 무조건 불이익을 준다면 구성원은 도전보다 실패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책임을 강조하면서 리더가 자신의 실패를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면 책임은 조직의 실제 가치로 자리 잡기 어렵다. 공정을 이야기하면서 성과가 높은 사람에게만 원칙의 예외를 허용한다면 구성원은 원칙보다 힘과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배우게 된다.
조직문화는 선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엇을 허용하고 무엇을 용납하지 않는지, 어떤 행동을 인정하고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묻는지, 또 어떤 판단에 기회를 주는지가 반복되면서 조직의 실제 기준이 만들어진다.
결국 조직문화는 조직이 말하는 가치보다 반복되는 판단과 행동을 통해 구성원이 실제로 경험하는 기준에서 만들어진다.
리더의 행동은 조직문화의 첫 번째 기준이 된다
리더의 말과 행동이 다를 때 구성원은 대부분 행동을 믿는다. 리더가 “원칙이 중요하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예외가 된다면 구성원도 그 원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실패해도 괜찮다”라고 말하면서 실패한 사람을 배제한다면 구성원은 새로운 시도를 피하게 된다. “자율적으로 판단하라”고 말하면서 중요한 결정마다 리더가 직접 개입한다면 구성원은 결국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지시를 기다리게 된다.
그래서 오랑캐연구소가 두 번째 오랑캐 정신, 규율성에서 강조해온 솔선이 중요하다. 오랑캐연구소는 규율성의 행동 구조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목표 → 원칙 → 솔선 → 일관성
리더는 원칙을 말하는 데서 멈추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먼저 그 원칙의 적용을 받아야 하며, 그것을 한두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도 리더의 행동을 통해 조직이 실제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조직문화의 출발점은 리더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리더가 공동의 원칙을 얼마나 먼저, 그리고 얼마나 일관되게 지키는가에 있다.
오랑캐 정신이 리더 한 사람에게만 머문다면 아직 조직문화가 아니다
오랑캐 리더 한 사람이 강한 야생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기존의 방식을 의심하며, 필요하다면 빠르게 행동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또한 공동의 목표와 원칙을 분명하게 세우는 규율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개방성을 통해 외부의 지식과 사람을 받아들이고, 실용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전략성을 바탕으로 현재의 성과를 다음 성장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힘이 모두 리더 한 사람에게만 머물러 있다면 아직 조직문화라고 할 수는 없다. 리더가 있어야 문제가 발견되고, 리더가 지시해야 원칙을 지키며, 리더가 새로운 정보를 가져와야 배우고, 리더가 점검해야 성과를 확인하는 조직이라면 그 조직은 여전히 한 사람의 능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오랑캐 정신이 조직문화가 되었다고 말하려면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필요하다. 구성원이 리더의 직접적인 지시가 없어도 같은 정신과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리더십이 조직문화로 넘어가는 중요한 기준이다.
야생성은 문제를 발견하고 먼저 움직이는 문화가 된다
오랑캐연구소는 첫 번째 오랑캐 정신, 야생성을 직시 → 의심 → 행동 → 적응으로 정리했다.
야생성이 리더 한 사람의 능력에 머물러 있을 때는 리더가 현실을 보고 새로운 길을 찾는다. 그러나 야생성이 조직문화가 되면 구성원도 자신의 자리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문제가 보여도 외면하지 않고, 기존 방식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질문한다.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면 작은 시도라도 시작하며, 그 결과가 예상과 다르면 방법을 수정한다.
야생성이 조직문화가 된다는 것은 구성원이 매번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문제를 발견했을 때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아무런 기준 없이 자유롭게 행동한다는 뜻은 아니다. 앞서 논의한 자율처럼 공동의 목표와 원칙,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 안에서 행동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야생성은 리더 개인의 추진력을 넘어 조직 전체의 적응력이 된다.
규율성은 사람보다 원칙을 먼저 보는 문화가 된다
규율성이 조직문화가 되면 리더 개인의 명령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와 원칙이 판단의 기준이 된다.
구성원은 매번 “리더가 무엇을 원하는가?”만 묻지 않는다. 대신 “우리의 목표와 원칙은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생각한다.
이때 절대규칙은 리더에게도 적용되고 핵심 인재에게도 적용되며, 성과가 높은 사람이라고 해서 원칙의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구성원은 사람이나 관계보다 공동의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데 익숙해진다.
그러한 규율은 더 이상 외부에서 강요하는 통제가 아니라 조직 안에서 스스로 작동하는 질서가 된다. 규율성이 조직문화가 된다는 것은 공동의 원칙이 리더의 직접적인 지시를 대신해 구성원의 판단을 이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방성은 밖에서 배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된다
세 번째 오랑캐 정신은 개방성이다. 오랑캐연구소는 개방성을 탐색 → 선별 → 흡수 → 재창조로 정리했다.
개방성이 리더 개인의 능력에 머물러 있을 때는 리더가 새로운 사람과 지식을 찾아와 조직에 전달한다. 그러나 개방성이 조직문화가 되면 구성원 전체가 자연스럽게 조직 밖을 바라보고 배우기 시작한다. 다른 부서에서 배우고, 고객의 목소리에서 배우며, 경쟁사의 장점도 살펴본다. 다른 산업의 방법을 탐색하고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며, 자신과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인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것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에 필요한 것을 선별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흡수한 뒤, 자신의 현실에 맞게 다시 만들어야 한다.
개방성이 조직문화가 되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정답이다”라는 태도보다 “밖에서 무엇을 배우고 그것을 어떻게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러워진다.
실용성은 활동보다 실제 변화를 보는 문화가 된다
네 번째 오랑캐 정신인 실용성이 조직문화가 되면 구성원은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는가보다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보게 된다. 오랑캐연구소는 실용성을 문제 정의 → 자원 선택 → 실행 → 검증으로 정리했다.
실용성이 조직문화가 된 조직에서는 회의를 많이 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회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었는지를 보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사실보다 실제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확인한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면 그 시스템이 고객이나 조직에 어떤 가치를 만들어냈는지를 살펴본다. 그래서 실용성이 조직문화가 된 조직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그러나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앞선 글, 오랑캐 리더십과 성과에서 살펴본 것처럼 결과는 법과 윤리, 공동의 원칙 안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실용성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으면 구성원은 무엇이 달라졌는가와 함께 그 결과를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가도 살펴보게 된다. 성과와 과정의 정당성이 함께 행동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전략성은 오늘의 성과를 다음 성장으로 연결하는 문화가 된다
다섯 번째 오랑캐 정신은 전략성이다. 전략성은 방향을 정하고, 선택하고, 집중하며, 현재의 성과를 다음 성장으로 연결하는 힘이다. 리더 개인에게 전략성이 있을 때는 리더가 장기적인 방향을 바라본다. 그러나 전략성이 조직문화가 되면 구성원도 오늘의 일을 한 번의 결과로만 보지 않게 된다.
이번 일을 통해 어떤 지식이 남을 것인지 생각하고, 누가 성장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며, 어떤 경험을 다음 일에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한 번의 성공을 그대로 소비하기보다 그 안에서 다음 성장을 위한 자산을 남기려고 한다.
앞선 글, 오랑캐 리더십과 성과에서 우리는 성과를 결과 → 정당성 → 축적 → 재현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전략성이 조직문화가 되면 특히 축적과 재현이 조직의 습관이 된다. 오늘의 성과가 다음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으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적인 조직문화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긴다.
“이번 성과에서 다음 성장을 위해 무엇을 남길 것인가?”
오랑캐 정신은 일상의 행동으로 드러나야 한다
다섯 가지 오랑캐 정신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가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구성원이 실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행동으로 드러나야 한다.
야생성은 문제가 보이면 외면하지 않고 먼저 움직이는 태도로 나타나고, 규율성은 사람이나 관계보다 공동의 원칙을 먼저 보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개방성은 필요한 것을 밖에서 배우고 조직의 힘으로 만드는 태도가 되며, 실용성은 활동의 양보다 실제 변화를 확인하는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전략성은 오늘의 결과를 그날의 성과로 끝내지 않고 다음 성장과 연결하려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될 때 오랑캐 정신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구성원이 실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조직문화는 오랑캐 정신을 알고 공유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랑캐 정신이 반복 가능한 행동으로 바뀔 때 비로소 조직문화가 되기 시작한다.
조직문화는 반복을 통해 습관이 된다
한 번의 올바른 행동이 곧 조직문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준이 중요한 순간마다 반복되어야 한다. 문제가 생길 때 비슷한 기준으로 대응하고, 성과와 원칙이 충돌할 때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며, 실패가 발생했을 때도 조직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져야 한다. 리더가 바뀌어도 핵심적인 절대규칙은 쉽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구성원은 점차 조직의 행동 방식을 익히게 된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원칙을 떠올리면서 판단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원칙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된다. 리더의 정신이 조직문화가 되는 흐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리더의 정신 → 공동의 원칙 → 반복되는 행동 → 조직의 습관 → 조직문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반복이다. 원칙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문화가 되지 않고, 한 번의 행동으로 끝나도 조직의 습관이 되기 어렵다. 같은 기준이 계속 행동으로 확인될 때 비로소 구성원의 자연스러운 판단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조직은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용납하지 않는가
조직문화가 실제로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조직이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용납하지 않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도전한 사람을 인정하는가, 공동의 원칙을 지키면서 어려운 결정을 내린 사람을 평가하는가, 외부에서 새로운 지식을 가져와 조직의 능력으로 만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가,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경험을 조직에 남긴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가.
이런 행동이 반복해서 인정받으면 구성원은 그것이 조직이 실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고 받아들인다.
반대로 어떤 행동은 분명하게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법과 윤리를 어기는 행동, 절대규칙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행동, 실패를 숨기는 행동,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행동, 성과를 위해 다른 사람을 부당하게 희생시키는 행동을 조직이 계속 용인한다면 아무리 좋은 가치를 말해도 실제 조직문화는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높은 성과를 낸 사람에게만 예외를 허용한다면 그 메시지는 더욱 강하게 전달된다. 조직문화는 무엇을 장려하는가와 무엇을 허용하지 않는가가 함께 만들어낸다.
조직문화는 일상의 작은 판단에서 드러난다
조직문화는 거창한 선언보다 일상의 작은 판단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문제를 빨리 보고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새로운 시도가 실패했을 때 무엇부터 묻는지, 성과가 높은 사람이 원칙을 위반했을 때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다른 의견을 제시한 구성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리더 자신이 잘못했을 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가 조직문화의 실제 모습을 만든다.
구성원은 이런 경험을 기억한다. 그리고 조직에서 어떤 행동이 안전하고 어떤 행동이 위험한지, 무엇을 하면 인정받고 무엇을 하면 손해를 보는지를 자연스럽게 학습한다.
이런 판단이 반복되어 쌓이면 구성원은 더 이상 매번 지시를 받지 않아도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된다. 조직문화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일상의 작은 결정들이 구성원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규정에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조직문화가 실제로 자리 잡았는지를 확인하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규정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구성원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모든 상황을 규칙으로 만들 수는 없다. 환경은 계속 변하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며, 이전에는 없던 고객의 요구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긴다. 이때 조직문화가 약한 조직에서는 구성원이 먼저 “규정에 있습니까?”, “누구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까?”, “리더가 뭐라고 합니까?”라고 묻게 된다.
반면 공동의 정신과 원칙이 충분히 공유된 조직에서는 규정에 없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판단의 기준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공동 목표는 무엇인지, 절대규칙에 어긋나지는 않는지, 법과 윤리에 맞는지,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장기적인 신뢰를 해치지는 않는지를 살펴보며 판단한다.
오랑캐 조직의 조직문화는 모든 상황에 대한 답을 미리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서도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공통의 판단 기준을 가진 문화다.
조직문화는 통제를 줄이고 판단을 늘린다
앞선 글, 오랑캐 리더십과 자율에서 우리는 오랑캐 조직의 원칙을 이렇게 정리했다.
지켜야 할 것은 강하게 지키고, 맡겨야 할 것은 과감하게 맡긴다.
조직문화는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와 절대규칙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리더가 모든 행동을 직접 확인할 필요는 줄어든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어떤 범위 안에서 판단할 수 있는지를 구성원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조직은 통제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실제 판단과 실행에 더 많은 힘을 사용할 수 있다. 조직문화는 사람을 단순히 하나로 묶는 정서적인 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리더의 직접적인 통제를 조직 전체의 공통된 판단 능력으로 바꾸는 힘이기도 하다. 이것이 자율과 조직문화가 만나는 지점이다.
리더가 없어도 작동해야 한다
조직문화가 진짜 힘을 가지는 순간은 리더가 직접 개입하지 않을 때 드러난다. 리더가 자리에 없어도 구성원이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는지, 리더가 확인하지 않아도 공동의 원칙을 지키는지, 리더가 지시하지 않아도 필요한 것을 밖에서 배우는지, 자신의 성과를 스스로 검증하고 현재의 결과를 다음 성장으로 연결하려는지를 보면 조직문화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행동이 계속된다면 오랑캐 정신은 이미 리더 개인의 성격이나 능력을 넘어 조직의 습관이 된 것이다. 반대로 리더가 바뀌거나 자리를 비우자마자 행동 방식이 모두 사라진다면 그 정신은 아직 조직문화로 충분히 정착하지 못한 것이다. 조직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리더가 없어도 이 조직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때 리더의 정신은 개인의 힘을 넘어 조직의 힘이 된다.
강한 조직문화도 스스로를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
강한 조직문화가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때 조직을 성공시켰던 방식이 시간이 지나면서 굳어진 관행이 될 수 있고,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해왔다”는 말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때 문화는 조직을 움직이는 힘이 아니라 오히려 변화를 막는 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오랑캐 조직문화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다시 야생성이 필요하다. 우리가 지금 지키고 있는 것이 반드시 유지해야 할 원칙인지, 아니면 과거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이제는 바꾸어야 할 방식인지 살펴야 한다. 과거의 성공 방식이 지금도 유효한지,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것이 단지 익숙한 관행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도 물어야 한다.
절대규칙과 핵심 원칙은 지키되 구체적인 행동 방식은 현실에 맞게 달라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오랑캐 조직의 조직문화는 고정된 문화가 아니다. 핵심 원칙은 지키면서도 자신의 행동 방식을 계속 갱신할 수 있는 문화다.
조직문화는 사람을 만든다
조직문화가 자리 잡으면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제 문화가 다시 사람을 성장시키기 시작한다.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오면 기존 구성원의 행동을 보면서 조직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무엇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실패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운다.
즉, 조직문화가 사람을 교육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오랑캐연구소가 강조해온 다음 명제와도 연결된다.
오랑캐 집단은 리더를 기다리지만, 오랑캐 조직은 리더를 길러낸다.
리더를 성장시키는 것은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만의 역할이 아니다. 조직문화 자체가 구성원에게 판단의 기회를 주고, 권한을 행사하게 하며, 결과에 책임지고 실패에서 배우면서 더 큰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드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그런 경험이 반복될 때 잠재적인 오랑캐 리더는 실제 오랑캐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
리더의 정신에서 조직의 문화로
지금까지의 논의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해보면, 처음에는 리더가 오랑캐 정신을 실천하고 그 행동이 공동의 원칙으로 정리된다. 그 원칙은 반복되는 행동의 기준이 되고, 구성원은 그 행동을 경험하면서 자신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반복된 판단과 행동은 조직의 습관으로 자리 잡고, 결국 조직문화가 되어 새로운 구성원과 다음 리더에게 다시 전달된다.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리더의 정신 → 공동의 원칙 → 반복되는 행동 → 조직의 습관 → 조직문화 → 다음 사람
여기에서 마지막의 ‘다음 사람’이 중요하다. 조직문화는 현재의 구성원을 움직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사람에게도 같은 판단 기준을 전달하고, 그 사람이 다시 같은 정신과 원칙을 바탕으로 행동하면서 문화를 이어가게 한다. 이 순환이 만들어져야 조직의 정신은 특정 리더 한 사람의 시대를 넘어 지속될 수 있다.
리더가 없어도 같은 기준으로 움직일 때 문화가 된다
오랑캐 리더십은 처음에는 한 사람의 리더에게서 시작할 수 있다. 리더가 현실을 직시하고 공동의 목표를 세우며, 원칙을 만들고 필요한 사람과 지식을 받아들인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성과를 만들고, 그 성과를 다시 다음 성장으로 연결한다.
그러나 오랑캐 조직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오랑캐 리더가 가진 정신과 판단 기준이 조직 전체로 확산되어야 한다. 야생성은 문제를 발견했을 때 먼저 움직이는 문화가 되고, 규율성은 사람보다 공동의 원칙을 먼저 보는 문화가 된다. 개방성은 밖에서 배우고 필요한 것을 자신의 힘으로 만드는 태도로 자리 잡으며, 실용성은 활동 자체보다 실제 변화를 확인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전략성은 오늘의 결과에서 다음 성장에 필요한 경험과 지식, 사람을 남기는 습관이 된다.
그리고 앞서 논의한 현대 오랑캐 리더십의 원칙들도 조직의 행동 기준으로 남아야 한다. 권력에는 경계가 있고,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며, 같은 원칙은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 원칙 안에서 구성원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실패를 숨기지 않고 배우며, 정당한 방법으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행동이 한두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일상의 습관이 될 때 비로소 오랑캐 리더십은 조직문화가 된다. 이 관점에서 오랑캐연구소는 조직문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오랑캐 조직의 조직문화란 오랑캐 정신과 공동의 원칙이 반복되는 판단과 행동을 통해 구성원 전체의 습관으로 자리 잡아, 오랑캐 리더의 직접적인 지시가 없어도 조직이 같은 방향과 기준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다.
이런 관점에서 오랑캐 조직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도 분명해진다.
“오랑캐 리더가 없어도 이 조직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가?”
그렇다면 오랑캐 리더의 정신은 더 이상 한 사람의 능력에 머물러 있지 않다. 조직의 힘이 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조직문화의 더 중요한 역할이 시작된다.
오랑캐 조직의 조직문화는 현재의 사람을 움직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구성원이 그 문화 속에서 판단의 기준을 배우고, 권한과 책임을 경험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실패에서 배우고, 성과를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도록 한다. 그 가운데 새로운 오랑캐 리더가 성장한다.
결국 오랑캐 리더가 남겨야 하는 것은 자신을 잘 따르는 조직만이 아니다. 자신이 없어도 오랑캐 정신과 공동의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스스로 움직이며, 다시 새로운 리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이다. 그것이 리더의 정신이 조직의 문화가 되었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다. 그리고 여기에서 다음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오랑캐 조직은 어떻게 다음 오랑캐 리더를 키워내는가?”
오랑캐 리더십의 아홉 번째 논의는 이제 조직문화에서 인재로 이어진다. © 오랑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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